간판 없는 10분 배송 전쟁... 퀵커머스와 다크 스토어가 도시를 점령하는 이유
글로벌 다크 스토어 시장이 2025년 202억 달러(약 27조원)에서 2031년 1,311억 달러(약 17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6년 만에 6.5배 성장세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물류 인프라가 움직이는 방향에 있다. 중앙에서 분산으로, 외곽에서 도심으로.
인도 퀵커머스 시장을 살펴보자. 블링킷은 2024년 말 1,007개를 운영하고 있고 2026년 말까지 2,000개로 늘린다. 스위기 인스타마트는 609개, 젭토는 700~750개다. 인도만 봐도 주요 업체들이 2,300여개를 도심에 심어놓았다.
배송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도시가 바뀌고 있다.
30분 배송이 불가능했던 이유
익일 배송에서 당일 배송으로, 당일에서 새벽으로, 이제는 10분이다. 소비자 기대치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였다. 하지만 기존 인프라로는 30분 배송이 불가능했다. 이유는 거리 때문이다.
전통 이커머스는 외곽 대형 물류센터에서 도심으로 물건을 실어 나른다. 쿠팡 로켓배송도, 컬리 샛별배송도 이 모델이다. 빠르지만 한계가 있다. 외곽 물류센터에서 소비자까지 20~30km면 아무리 빨라도 몇 시간 걸린다.
퀵커머스는 이 거리를 1.5~3km로 줄인다. 소비자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 재고를 둔다. 거리가 짧으니 배송도 짧다. 맥킨지는 이 모델을 쓰면 라스트마일 비용이 30~50% 줄고, 배송 시간은 40% 단축된다고 본다.
문제는 이 모델이 도시를 잡아먹는다는 점이다. 반경 3km를 커버하려면 도심 곳곳에 물류 거점을 깔아야 한다. 서울을 커버하려면 수십 개, 전국은 수백 개가 필요하다. 인도 업체들이 벌써 2,000개를 넘어선 이유다.
도심 부동산과의 싸움
퀵커머스 물류 거점의 가장 큰 적은 경쟁사가 아니라 임대료다. 소비자와 가까워야 하니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아야 하는데, 도심 부동산은 비싸다. 더 큰 문제는 자동화 설비다. 10분 안에 주문을 처리하려면 사람 손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시간 재고 추적, AI 수요 예측, 자동 피킹이 필요하다.
높은 고정비와 낮은 마진의 조합이다. 식료품 중심 퀵커머스는 마진이 낮다. 우유, 계란, 생수 같은 필수재는 단가가 낮고 경쟁이 치열하다. 평균 주문 금액을 높이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래서 비식품군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5년 10월 뉴스바이츠 보도에 따르면 퀵커머스에서 전자제품, 패션, 뷰티 같은 비식품 브랜드 주문량이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우유와 계란만 팔아서는 못 버는 장사를 화장품과 전자제품으로 버텨낸다. 평균 주문 금액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이다.
유럽의 고릴라스, 게티르, 플링크 같은 선구자들이 수익성 문제로 시장을 떠나거나 통합된 이유가 여기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다크 스토어를 주거 지역 인근에 짓지 못하게 규제했고, 이게 사업 모델을 무너뜨렸다.
[도표 1] 글로벌 퀵커머스 물류 시장(다크 스토어) 성장 전망
| 연도 | 시장 규모 (USD) | 성장률 (YoY) | 주요 동인 |
|---|---|---|---|
| 2025 | $20.22B | - | 퀵커머스 확산, 도심 배송 수요 |
| 2026 | $27.61B | 36.6% | 비식품군 확장, 플랫폼 경쟁 심화 |
| 2028 | $51.40B | 36.6% | 자동화 투자, 신흥시장 성장 |
| 2031 | $131.14B | 36.6% | 글로벌 표준화, AI 기반 최적화 |
출처: Dark Store Market Research Report 2026 (ResearchAndMarkets.com)CAGR: 36.56% (2025-2031)
한국: 5조원 시장을 향한 전쟁
한국 퀵커머스 시장은 2020년 3,500억원에서 2026년 5조원을 돌파한다. 5년 만에 14배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마켓컬리가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B마트로 시작했다. 서울 및 수도권에 70여개 MFC를 운영하며, 직매입과 플랫폼 중개를 병행한다. 2024년 매출 7,568억원을 기록하며 커머스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고, 첫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MFC로 전환하면서 처리 속도를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전략이다.
쿠팡이츠는 다른 길을 택했다. 2021년 직매입형 '이츠마트'를 시작했으나 고전했고, 이후 중개형으로 전환했다. 자체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플랫폼에 연결한다. GS25, CU 같은 편의점을 퀵커머스 물류 거점처럼 쓴다. CU는 2025년 11월 말부터 쿠팡이츠에 입점해 서울 1,000개 매장에서 시작, 전국 6,000여개로 확대한다.
이 전략의 핵심은 초기 투자를 낮추는 것이다. MFC나 다크 스토어를 직접 구축하려면 도심 부동산 확보와 자동화 설비에 수백억원이 든다. 쿠팡이츠는 이미 전국에 깔린 편의점을 활용해 물류 거점을 확보한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되고, 재고가 항시 갖춰져 있으며, 도심 곳곳에 있다. 완벽한 물류 거점 대체재다.
쿠팡이츠의 무기는 와우 멤버십이다. 와우 회원은 1만 5,000원 이상 주문 시 배송비가 무료다. 2024년 말 기준 가입자는 1,500만명이다. 월 7,890원으로 로켓배송, 무료 음식 배달, OTT, 퀵커머스를 모두 쓴다. 락인 효과다.
마켓컬리는 2024년 6월 퀵커머스 '컬리나우'를 정식 런칭했다. 마포구 PP센터에서 1시간 내 배송한다. 컬리는 샛별배송으로 새벽 배송 시장을 장악했지만, 1시간 배송에서는 후발주자다. 이마트와 쿠팡이 퀵커머스에 도전했다가 수익성 문제로 철수한 상황에서, 2024년 1분기 첫 흑자를 기록한 컬리가 기존 물류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편의점 움직임도 눈에 띈다. CU의 배달 매출 신장률은 2023년 98.6%, 2024년 142.8%, 2025년 111월 49.8%를 기록했다.9 전국 1만개 매장이 퀵커머스를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편의점의 상권 반경은 100200m지만, 퀵커머스에 입점하면 1km로 늘어난다. 같은 매장, 같은 재고로 10배 넓은 시장을 커버한다.
[도표 2] 한국 퀵커머스 주요 플레이어 비교
| 플레이어 | 모델 | 물류 거점 전략 | 핵심 경쟁력 | 현황 (2024-2025) |
|---|---|---|---|---|
| 배달의민족 | 직매입 + 중개 | 서울/수도권 70여개 MFC | 플랫폼 선점 효과, B마트 브랜드 | 2024년 매출 7,568억원, 커머스 거래액 1조원 돌파, 첫 흑자 달성 |
| 쿠팡이츠 | 중개형 | 편의점 활용 (GS25·CU 6,000여개) | 와우 멤버십 1,500만명, 무료 배송 | 2024년 말 멤버십 1,500만명, 물류 투자 최소화 전략 |
| 마켓컬리 | 직매입 (운영 중) | 마포구 PP센터 운영 | 샛별배송 노하우, 신선식품 신뢰도 | 2024년 6월 '컬리나우' 퀵커머스 런칭, 1분기 첫 흑자 |
| CU | 플랫폼 입점 | 전국 1만개 매장 | 전국 네트워크, 24시간 운영 | 배달 매출 신장률 2024년 142.8%, 쿠팡이츠 입점 |
출처: 각 사 공시자료 및 언론 보도 종합
규제가 시장을 죽인다
인도 정부는 2026년 1월 퀵커머스 업체들의 '10분 배송' 광고를 금지했다. 배달 라이더들이 10분 안에 배송하려다 과속하고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퀵커머스의 본질은 라이더 속도가 아니라 재고 배치다. 물류 거점을 소비자와 1.5~3km 이내에 두면 라이더가 과속하지 않아도 10분 안에 배송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토지 규제다. 인도는 퀵커머스 물류 거점을 창고로 분류하고 창고 건설 규제를 적용한다. 뱅갈루루, 첸나이, 러크나우 같은 도시는 주거 지역에 창고를 짓지 못하게 금지한다. 일부 도시는 조건부로 허용하지만, 용적률 제한이 엄격하다. 하리아나주는 0.75, 우타르프라데시주는 0.8~1.2, 델리와 마하라슈트라주는 약 1로 제한한다.
이 규제는 다층 창고 건설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시애틀, 뉴욕, 도쿄, 시드니, 홍콩은 이미 다층 라스트마일 물류 시설을 운영한다. 좁은 도심 부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다. 하지만 인도는 낮은 용적률로 이를 막는다.
프랑스에서는 2023년 플링크, 게티르, 고릴라스가 시장을 떠났다. 정부가 퀵커머스 물류 시설을 사업장이 아닌 창고로 분류하고 주거 지역 인근 건설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2022년 건설을 금지했다. 규제가 비즈니스를 무너뜨린 사례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퀵커머스 물류 거점은 법적으로 창고에 가깝지만, 운영은 소매점에 가깝다. 도심 주거 지역에 수백 평 시설을 짓고, 24시간 트럭과 오토바이가 드나든다. 소음, 교통 혼잡, 안전 문제가 생긴다. 아직 본격 규제 논의는 없지만, MFC와 다크 스토어가 급증하면 지역 주민 민원과 지자체 규제가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
비식품이 살길이다
퀵커머스 초기 모델은 식료품 중심이었다. 우유, 계란, 생수, 과일처럼 자주 사고 급하게 필요한 품목이 주력이었다. 하지만 식료품만으로는 수익을 못 낸다. 마진이 낮고, 주문 단가가 작고, 유통기한 관리 부담이 크다.
그래서 비식품군으로 확장한다. 전자제품, 패션, 뷰티, 의약품 같은 고마진 품목이다. 2025년 10월 기준 퀵커머스에서 비식품 브랜드 주문량이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화장품, 스마트폰 액세서리, 건강기능식품이 빠르게 증가한다.
평균 주문 금액을 높이는 전략도 중요하다. "1만 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같은 조건으로 소비자가 더 많은 품목을 담게 만든다. 배달 밀도를 높이는 것도 핵심이다. 같은 다크 스토어에서 같은 지역으로 가는 주문을 묶어서 라이더 한 명이 3~4건을 동시에 배달하면 배송비가 1/3~1/4로 줄어든다.
맥킨지는 퀵커머스 물류 모델을 쓰면 주문 처리 시간을 75%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 10분 배송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는 시점이다. 하지만 기술적 가능성과 경제적 지속 가능성은 다른 문제다. 낮은 마진, 높은 고정비, 치열한 경쟁이 결합되면 수익성은 나빠진다.
도시의 새로운 인프라
퀵커머스 물류 거점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다. 도시의 소비 패턴과 공간 구조를 바꾸는 인프라다. 20세기 도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21세기 도시는 MFC와 다크 스토어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소비자는 더 이상 마트에 가지 않는다. 앱을 열고 10분 안에 물건을 받는다. 유통 업체는 더 이상 외곽에 거대한 물류센터를 짓지 않는다. 도심 곳곳에 작은 거점을 뿌린다. 부동산 업계는 빈 상가를 퀵커머스 물류 시설로 전환한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빈 점포를 물류 시설로 활용하는 게 새 수익 모델이 됐다.
글로벌 다크 스토어 시장이 연평균 36.56% 성장한다는 전망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시가 물류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상점이 사라지고 창고가 들어선다. 사람이 물건을 찾아가던 시대에서 물건이 사람을 찾아오는 시대로 전환된다.
한국 퀵커머스 시장이 5조원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질문은 "누가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가"다. 배달의민족은 선점 효과를, 쿠팡이츠는 멤버십과 네트워크를,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신뢰도를 무기로 삼는다. 하지만 모두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도심 부동산 비용, 낮은 마진, 라스트마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10분 배송의 뒤편에는 수백 개의 MFC와 다크 스토어가 있다. 그 뒤편에는 도시를 점령하려는 물류의 야망이 있다.
용어 정리
- 퀵커머스(Quick Commerce) 주문 후 10분~1시간 이내 즉시 배송 서비스. 배달의민족 B마트, 쿠팡이츠 쇼핑, 마켓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개념이다.
- 다크 스토어(Dark Store) 고객 출입이 불가능한 온라인 주문 처리 전용 소형 물류 거점. 진열대·계산대·간판이 없어 '어두운(dark)' 가게라고 부른다. 퀵커머스를 구현하는 '물리적 시설'이며, 주로 도심 내에 위치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자동화 설비(로봇 피킹, AI 재고관리, 자동 분류 시스템)를 갖춘 소형 물류센터. 다크 스토어의 진화 형태로, 기술 집약적이며 처리 속도가 빠르다. 한국에서는 다크 스토어보다 MFC라는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한다.
- 다스크스토어와 MFC, 그리고 퀵커머스의 관계 구조: 퀵커머스(서비스) → 다크 스토어 또는 MFC(물류 인프라)로 구현
출처 및 참고문헌
[1]: "Dark Store Market Research Report 2026" (January 2026). 글로벌 다크 스토어 시장 2025년 $20.22B → 2031년 $131.14B, CAGR 36.56%. 2025년 10월 NewsBytes: 비식품 D2C 브랜드 주문량 전년 대비 2배 증가
[2]: Unicommerce, "Dark Stores - Concept, Benefits & Role in Quick Commerce" (December 2024). 인도 주요 업체 다크 스토어 현황: Blinkit 1,007개(2024년 말) → 2,000개(2026년 말 목표), Swiggy Instamart 609개(2024년 9월), Zepto 700-750개(2024년 11월). 2023년 인도 다크 스토어 총면적 2,400만 평방피트
[3]: Business Standard, "The warehouse next door: Land-use reforms and the 10-minute debate" (January 28, 2026). 인도 정부 10분 배송 광고 금지, 다크 스토어-고객 거리 1.5-3km. 토지 규제: 뱅갈루루·첸나이·러크나우 주거지역 창고 금지, FAR 제한(하리아나 0.75, UP 0.8-1.2, 델리·마하라슈트라 1). 프랑스 2023년 Flink·Getir·Gorillas 철수, 네덜란드 2022년 다크 스토어 금지
[4]: Zopping, "Dark Stores: How Zopping Powers Hyperlocal Retail in 2026" (January 2026). 맥킨지 자료 인용: 다크 스토어 활용 시 배송 시간 40% 단축, 라스트마일 비용 30-50% 절감
[5]: 42Signals, "What is Q-Commerce? The Rise of Quick Commerce and Dark Stores" (October 2024). 라스트마일 배송이 최대 비용, 배달 밀도 최적화 필요(라이더 1명당 3-4건 배달). 유럽 Gorillas·Getir·Flink 수익성 문제로 통합, 인도 Zepto·Blinkit 주요 플레이어
[6]: 서울신문, "퀵커머스에 힘주는 CU" (November 25, 2025). 업계 추정 한국 퀵커머스 시장 규모 2020년 3,500억원 → 2026년 5조원 돌파 전망
[7]: 한국경제, "쿠팡도 철수한 퀵커머스 도전하는 컬리" (February 2024). 마켓컬리 2024년 퀵커머스 TF 구성, 강남 MFC 구축 검토. 이마트 2022년 쓱고우 베타 시작 → 2023년 종료, 쿠팡 이츠마트 2025년 서비스 지역 대폭 축소
[8]: Kissflow, "Dark Store Management in Quick Commerce" (July 2025). 다크 스토어 주문 처리 시간 75% 단축, 10분 배송 실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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