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있다. AI도 샀다. 왜 성과가 없을까?
9배 성장의 끝에서, 한국 AI 데이터 전쟁이 시작된다.

3월 19일 오전, 서울 한복판에서 스노우플레이크가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행사 이름은 '데이터 포 브렉퍼스트'. 아침 식사처럼 데이터를 일상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테이블 위에 올라온 메뉴는 하나였다. AI.
무대는 두 사람이 나눠 맡았다. 최기영 한국 지사장이 4년 성적표를 펼쳤고, 글로벌 제품 담당 선임 부사장 Christian Kleinerman이 기술 비전을 그렸다. 메시지는 일관됐다. "데이터의 가능성을 비즈니스 성과로."
발표 현장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건 성과가 아니었다. 과제였다.
4년, 9배. 숫자 뒤에 있는 것
한국 지사 4년 성적표는 인상적이다. 플랫폼 사용 규모 9배 증가.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 중 약 80% 확보. 2025년 Microsoft Azure 국내 지원 추가로 크로스 클라우드 환경 완성. 2026년 3월 9일 한국 오피스 정식 개소.
숫자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숫자를 만든 맥락을 봐야 한다.
2021년은 한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을 본격화하던 시기다. 데이터를 어디에 쌓을지, 어떻게 분석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시장이 열리는 타이밍에 스노우플레이크는 정확히 들어왔다. 9배 성장은 스노우플레이크의 실력이기도 하지만, 시장이 만들어준 기회이기도 하다.
그 기회의 시간은 끝났다. 클라우드 전환 1라운드는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마무리됐다. 10대 그룹 80%를 잡은 수치를 뒤집으면 나머지 20%가 보인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했거나, 경쟁사와 계약이 묶였거나, 스노우플레이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곳이다. 쉬운 시장은 이미 끝났다.
처음 4년이 영업의 시대였다면, 다음 4년은 증명의 시대다.

AI 실패율 95%, 그 숫자를 꺼낸 이유
스노우플레이크는 오늘 외부 기관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MIT는 95%의 AI 이니셔티브가 ROI 달성에 실패한다고 했다. 딜로이트는 30%의 AI 프로젝트가 맥락 부족과 할루시네이션으로 중단된다고 했다. IDC는 88%의 조직이 데이터 파편화로 AI 확장에 실패한다고 했다.
왜 이 숫자들을 꺼냈을까. 문제를 크게 정의할수록 해법의 가치가 커진다. AI 도입 실패의 원인이 데이터 파편화와 맥락 부재라면,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파는 스노우플레이크가 그 해법이 된다.
같은 주장을 하는 경쟁자가 너무 많다. Databricks도, Google Cloud도, AWS도, Microsoft도 각자의 통합 플랫폼을 들고 "AI 실패를 막는다"고 말한다. 시장에서 승부를 가르는 건 주장의 논리가 아니라 고객의 실제 경험이다.

롯데이커머스가 그 경험을 보여준다. 롯데의 온라인 쇼핑 사업 전담 조직인 롯데이커머스는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 7개 유통 계열사를 하나로 연결한 롯데온 플랫폼을 운영한다. 데이터 사일로와 중복, 기하급수적 운영비용 증가라는 삼중고를 안고 있었다. 스노우플레이크 기반의 통합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이후 성능이 40% 향상됐고 비용은 32% 절감됐다. AI 기반 고객 세분화와 실시간 상품 매칭은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4,000만 회원의 온·오프라인 데이터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움직인다. 수치는 롯데 측이 직접 확인했다.
한 개의 사례가 주장을 증거로 바꾼다. 이 사례가 10개, 20개가 되는 속도가 한국 시장에서 스노우플레이크의 다음 4년을 결정한다.

프로젝트 스노우워크, 개념과 제품 사이
오늘 발표의 핵심 신제품은 '프로젝트 스노우워크(Project SnowWork)'다.
재무 담당자가 "이번 분기 이탈 위험 고객 목록 뽑아줘"라고 말하면, AI가 데이터를 조회하고 분석하고 스프레드시트를 건넨다. 영업팀이 "이사회 보고용 발표자료 만들어줘"라고 하면, AI가 데이터를 찾고 구조를 짜고 슬라이드를 완성한다. 수일이 걸리던 작업이 수분으로 줄어든다. AI가 쓰는 도구에서 AI가 일하는 동료로 바뀐다.
방향은 맞다. 엔터프라이즈 AI가 어시스턴트에서 에이전트로 넘어가는 흐름도 정확히 읽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강점인 거버넌스 적용 데이터와 RBAC(역할 기반 접근 제어)를 AI 실행 레이어에 연결한다는 구조도 설득력 있다.
아직 쓸 수 없다. 리서치 프리뷰다.
엔터프라이즈 AI에서 리서치 프리뷰와 정식 출시 사이의 거리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데이터를 다루다 오작동할 때의 리스크, 잘못된 보고서가 이사회에 올라갔을 때의 책임, 자율 실행 중 보안 경계를 넘었을 때의 대응. 이 질문들에 답이 준비됐을 때 정식 출시가 가능하다. 그 전까지는 시연이다.

80%를 지키는 것이 80%를 잡는 것보다 어렵다
한국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빠르다. 결정도 빠르고 전환도 빠르다. 스노우플레이크가 확보한 80%는 지금 AI 전환의 한복판에 있다. 데이터 플랫폼 위에서 AI를 돌리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수요를 스노우플레이크가 채우면 고객 락인(lock-in)이 강해진다. 채우지 못하면 경쟁사가 그 자리로 들어온다.
오늘 발표한 Cortex AI, Snowflake Intelligence, 프로젝트 스노우워크는 그 수요를 겨냥한 포트폴리오다. SAP, 팔란티어, 워크데이와의 파트너십 확대는 생태계로 싸우겠다는 전략이다. 스노우플레이크 혼자 모든 엔터프라이즈 수요를 채울 수 없다. 파트너가 빈자리를 메운다.
관건은 속도다. 글로벌 파트너십이 한국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국내 SI, 컨설팅 파트너의 역량이 따라와야 한다. 파트너 생태계의 한국화 속도가 다음 4년의 숨은 경쟁력이다.

아침은 먹었다
데이터 포 브렉퍼스트. 오전 자리에서 스노우플레이크는 4년의 성과를 내놨고, 다음 4년의 방향을 그렸다.
성과는 인상적이다. 방향도 틀리지 않았다. AI 시장에서 방향이 맞는 기업은 열 곳이 넘는다. 살아남는 건 실행 속도와 고객 신뢰를 동시에 쌓은 곳이다.
리서치 프리뷰가 정식 출시가 되고, 롯데이커머스 같은 사례가 산업 전반에 쌓이고, 파트너 생태계가 한국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 스노우플레이크가 한국에서 다음 4년을 이기는 방법은 거기 있다.
아침은 먹었다. 점심은 일해서 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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