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재구매율... 금융 DNA 토스는 이커머스의 새로운 변수가 될까요?
여러분은 혹시 토스 앱을 사용하다가 자연스럽게 쇼핑 탭을 눌러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2023년 3월 공동구매로 조용히 시작한 토스쇼핑이 어느새 출시 2년 만에 800만 월간 활성 사용자를 돌파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술렁이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사용자 수가 아닙니다. 바로 57.6%라는 구매전환율입니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의 전환율이 2-3%에 불과한 상황에서, 토스쇼핑의 수치는 거의 20배에 달합니다. 방문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는 얘기죠.
이는 단순히 "또 다른 쇼핑 앱이 하나 더 생겼구나" 하고 넘길 일이 아닙니다. 토스쇼핑의 성장은 금융 플랫폼이 가진 독특한 DNA가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이거든요.
57.6% 전환율의 비밀: 데이터 품질이 만드는 압도적 차이
토스쇼핑의 놀라운 성과를 이해하려면 먼저 데이터의 '종류'가 아닌 '품질'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대부분 '행동 추론 데이터'입니다. 사용자가 상품을 클릭했다거나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정보로 구매 의향을 '추측'하는 것이죠.
반면 토스가 보유한 금융 데이터는 실제 지출 행위를 기록한 '사실 데이터'입니다.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한다"와 "실제로 돈을 쓴다"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정보예요.
예를 들어 기존 플랫폼에서는 "운동화"를 검색한 사용자에게 관심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서 상품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토스는 실제로 "나이키 운동화 12만원"을 구매한 기록을 바탕으로 확실한 구매력을 확인한 후 정확한 타겟팅이 가능하죠.
이런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 추천은 정말 신기한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사용자가 별다른 목적 없이 토스 앱을 둘러보다가도 자연스럽게 "어? 이거 괜찮네?" 하며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게 되는 거예요. 이를 '탐색형 쇼핑'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토스쇼핑 이용자 중 42%가 "토스 앱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답했습니다. 재구매율 58%는 한 번 산 사람의 절반 이상이 다시 찾아온다는 뜻이고요.
2,800만 명이라는 거대한 출발점
토스쇼핑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실 토스 앱 그 자체입니다. 토스는 이미 약 2,800만 명의 가입자와 2,480만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국민 앱이잖아요.
더 놀라운 건 사용자들이 토스 앱을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는지입니다. 월 평균 270회 이상, 하루에 9회 가까이 접속한다고 하니까요. 이는 일반적인 쇼핑 앱보다 10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토스쇼핑에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 고객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거든요. 현재 토스쇼핑을 이용하는 800만 명은 토스 전체 이용자의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0%인 약 1,600만 명이 아직 잠재 고객으로 남아있다는 얘기죠.
수수료를 없애버린 파격적 실험
토스쇼핑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또 다른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광고를 통해 매출이 발생하면 판매 수수료를 0%로 해드립니다"라는 파격적인 정책이에요.
이게 얼마나 파격적인지 다른 플랫폼들과 비교해보시죠.
기존 플랫폼들은 광고비도 받고 판매 수수료도 별도로 받는 '이중 과금' 구조였는데, 토스는 이를 과감히 없애버린 겁니다. 대신 모든 거래가 토스페이를 통해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결제 수수료와 광고 수익만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죠.
토스가 이런 파격적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보유해서 외부 PG 수수료 없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이나 네이버가 이 모델을 따라하기 어려운 구조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이 전략의 효과는 셀러들의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토스쇼핑의 셀러 수가 2023년 말 3만 명에서 2025년 8월 7만 명으로,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거든요.
앱인토스가 만드는 생태계 마법
토스의 더 큰 그림을 살펴볼까요? 토스는 단순히 금융 앱이나 쇼핑 앱에 머물지 않고, 사용자의 모든 일상을 해결하는 '슈퍼앱'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 핵심 전략이 바로 '앱인토스(Apps in Toss)'예요.
앱인토스는 외부 개발사들의 서비스를 토스 앱 안에 미니앱 형태로 들여오는 플랫폼입니다. 현재 게임부터 전기자전거 대여(킥고잉), 구인구직(알바몬)까지 138개나 되는 다양한 서비스가 입점해 있어요.
놀라운 건 이런 서비스 간 연결을 통한 실제 크로스셀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킥고잉 이용자의 30%가 토스쇼핑에서 관련 상품을 구매했고, 알바몬 이용자의 45%가 면접 관련 의류를 구입했거든요. 이는 서비스 간 시너지가 이론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킥고잉으로 자전거를 빌린 사용자의 이동 패턴을 분석해서 관련 아웃도어 용품을 추천할 수 있고, 알바몬에서 구직 활동을 하는 사용자에게는 면접용 의류를 제안할 수도 있죠.
이 차트에서 주목할 점은 토스쇼핑의 구매전환율과 재구매율입니다. 구매전환율 57.6%는 쿠팡이나 네이버쇼핑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에요. 이는 토스쇼핑을 방문한 사람들이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주간 구매 빈도를 보면 토스쇼핑 사용자는 일주일에 평균 0.69회 구매를 합니다. 쿠팡(1.65회)보다는 낮지만 카카오쇼핑(0.38회)보다는 거의 두 배 높죠. 평균 구매 금액은 29,100원으로 네 플랫폼 중 가장 낮은데, 이는 토스쇼핑이 5만원 이하의 소액 상품을 자주 구매하는 패턴을 보여줍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들
물론 토스쇼핑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약점은 물류 인프라의 부재입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자체 물류 시스템이 없어서 배송 속도나 품질 면에서 경쟁사보다 불리할 수 있거든요.
상품 다양성도 아직 부족한 편입니다. 쿠팡은 수억 개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쇼핑도 오랜 기간 축적한 방대한 상품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토스쇼핑은 아직 식품, 패션의류, 소액생활용품 등 특정 카테고리 위주로 상품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과제가 있어요. 아직 토스쇼핑의 인지율은 42%, 이용 경험률은 27.1%에 그치고 있거든요.
또한 금융당국의 빅테크 견제 상황에서 토스의 금융-커머스 연계에 대한 규제 압박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금융 데이터의 마케팅 활용 가이드라인을 강화할 경우, 토스의 핵심 경쟁력이 제약받을 수 있어요.
쿠팡 vs. 네이버, 3강 구도의 현실적 가능성
그렇다면 토스쇼핑이 기존의 '쿠팡 vs 네이버' 양강 구도를 '3강 구도'로 바꿀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세 플랫폼은 각자 다른 축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 쿠팡: 물류 기반 편의성 (로켓배송)
- 네이버: 검색 기반 가격 비교 (오픈마켓)
- 토스: 금융 기반 개인화 (맞춤 추천)
토스는 "가장 빠른 배송"이나 "가장 저렴한 가격"이 아닌 "가장 정확한 추천"으로 승부하고 있기 때문에 3강 구도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토스쇼핑이 제3의 축으로 자리잡으려면 2026년 말까지 몇 가지 조건을 달성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MAU 1,500만 명 돌파 (현재 800만)
- 연간 거래총액 3조원 달성 (현재 1.2조원)
- 구매전환율 60% 이상 유지
- 앱인토스 크로스셀링 비율 40% 달성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토스 이승건 대표가 "2025년을 이커머스 사업 원년으로 선언한다"고 말한 것처럼,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처일지 모릅니다.
토스쇼핑이 지금까지 보여준 성과는 분명 인상적입니다. 57.6%라는 전환율은 우연이 아니라 데이터 품질의 차이에서 나온 필연적 결과죠. 토스가 증명하고 있는 것은 "올바른 데이터를 올바른 방식으로 활용하면 전혀 다른 게임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또 다른 쇼핑 앱"이 아니라 금융 플랫폼만의 독특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실명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개인화, 마찰 없는 결제 경험,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 등 토스만의 무기들이 물류나 상품 구색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정말로 새로운 이커머스 생태계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성공 여부는 앱인토스를 통한 생태계 확장과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에 달려 있습니다. 2025년은 이 실험의 중간 결과가 나오는 해가 될 것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토스쇼핑의 실험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커머스 업계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극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과 쇼핑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을, 우리는 지금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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