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00만 대의 의미, 복제의 한계, 그리고 한국의 현실적 선택지
숫자 하나가 물류산업의 판을 뒤집고 있다. 100만.
아마존이 전 세계 300여 개 풀필먼트센터에 배치한 로봇의 수다. 직원 수는 156만 명. 로봇과 인간의 비율이 1 대 1.56까지 좁혀졌다.
10년 전, 아마존 직원 한 명이 1년 동안 처리한 택배는 175개였다. 지금은 3,870개다. 같은 사람이 22배의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다. 로봇이 사람의 동선을, 판단을, 반복 작업을 대신 처리한 결과다.
시설당 평균 인력은 670명. 16년 만에 최저치다.
창고의 운영 원리 자체가 재설계되고 있다.
아마존의 로봇 전략은 2012년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 인수에서 시작됐다. 당시 1,000대에 불과했던 로봇은 13년 만에 100만 대를 돌파했다. 허큘리스(Hercules)가 약 570kg의 재고를 실어 나르고, 페가수스(Pegasus)가 컨베이어 트레이로 개별 패키지를 분류하며, 프로테우스(Proteus)가 사람 사이를 자율 주행하며 카트를 옮긴다. 2025년에 도입된 벌칸(Vulcan)은 촉각 센서를 탑재해 선반 위 다양한 상품을 '감각'으로 집어 올린다. 키바 도입 전 시간당 100개였던 피킹 속도는 300~400개로 뛰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의 개선이 아니라, 운영 구조의 전환이다.
아마존은 단순히 로봇을 더 많이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창고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Shreveport)에 세운 차세대 풀필먼트센터가 그 증거다. 약 28만㎡ 규모의 이 시설에는 1,000대의 로봇이 투입됐고, 기존 시설 대비 처리 속도가 25% 빨라졌다. 필요 인력은 로봇 없는 시설 대비 25% 줄었다. 이 시설은 단순한 신축 센터가 아니라, 차세대 FC의 표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마존은 이 모델을 2027년까지 40개 이상의 시설에 복제할 계획이다.
핵심은 AI다. 아마존이 개발한 생성형 AI 파운데이션 모델 '딥플릿(DeepFleet)'은 100만 로봇 함대의 교통 관제 시스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