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위기를 넘어 성장으로 - 품고가 증명한 물류 혁신의 7가지 법칙
[Beyond Live 소개]
'비욘드 라이브'는 물류·유통·제조 분야의 최신 강연과 세미나를 비욘드엑스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전달하는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현장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실무자 관점에서 정리하여, 바쁜 업계 종사자들이 핵심만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본 글은 품고(Poomgo) 박찬재 대표의 "물류 스타트업의 고난과 도전" 강연을 바탕으로, 비욘드엑스가 물류·스타트업 업계 실무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분석 기사입니다.
품고가 증명한 물류 혁신의 7가지 법칙
글 편집.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물류 산업에 테크놀로지를 융합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품고(Poomgo)입니다. 2015년 단 2억 원의 매출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24년 433억 원, 2025년에는 70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며 연평균 81.76%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찬재 대표는 이번 강연에서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보통 회사들이 기사나 이런 데서 나올 때는 잘 되고 있는 내용들을 많이 내보내기 마련입니다. 근데 오늘은 저희가 진짜 어려웠던 얘기들, 어디 가서 하기 어려운 그런 내용들도 좀 넣어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Beyond Live에서는 품고의 성장 스토리를 통해 물류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도전과 그것을 극복하는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물류 패러다임의 전환: 비용에서 가치로
전통적으로 물류는 '비용'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품고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물류를 '판매 증대 수단'으로 재정의했습니다.
박찬재 대표는 물류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풀필먼트란 단어 자체가 만족이라는 뜻이 있지 않습니까? 이커머스 물류를 이행한다고 했을 때 봐야 되는 거는 아마존이 만들었던 것처럼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까지 포함된 물류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설명은 계속됩니다. "과거에 우리가 매장에 가서 점원들이 했었던 '이거 어떠세요' 뭐 이런 친절이나 만족에 대한 부분들을 사실 물류가 대체하고 있다고 봐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풀필먼트는 그냥 빨리 받는 것뿐만 아니라 만족이 포함돼 있다는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품고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플랫폼과 결합했습니다.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존에는 배송이 늦어도 소비자가 감수해야 했지만, 품고는 배송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도착보장 서비스를 이용한 판매자들은 일평균 주문량이 최대 179%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를 경험했습니다.
박 대표는 빠른 배송의 미래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급자가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소비자들이 원해서 가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10대 20대가 30대 40대가 되고 메인 소비의 주체가 되는 시점이 된다고 하면 이 빠른 배송 시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류 스타트업의 첫 번째 교훈: 기존 산업의 관점을 전환하라.
기술력으로 경쟁 우위 확보하기
품고의 성장 비결 중 하나는 독보적인 IT 기술력 구축입니다. 현재 40명 이상의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핵심 엔지니어들이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왔습니다.
주목할 만한 기술 혁신은 다음과 같습니다.
- 품고TAB: 포장 전용 태블릿 및 안드로이드 시스템으로, 현장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 handybot: 물류 관리자 전용 시스템으로, 실시간 운영 데이터를 제공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합니다.
- AI 박스 추천 기능: 부자재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솔루션으로, 포장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 부담을 줄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업계 최초로 당일배송(2019년), 24시 주문마감(2023년), 주 7일 배송(2024년 9월)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참고로 CJ대한통운은 올해부터 주 7일 배송을 도입했습니다.
■ 빠른 배송의 경제학
주 7일 배송이 비용을 높인다는 통념에 대해 박 대표는 흥미로운 분석을 제시합니다. "빠르면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무조건 비싸냐는 또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저녁 시간 운영을 하게 되면 물량이 스프레드가 되기 때문에 고정비가 분산되는 부분들이 있고, 주 7일 배송도 마찬가지로 주말에 택배를 운영하다 보니까 투자되는 건당 고정비가 사실 낮아지는 효과들이 있습니다."
그는 소비자 니즈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보입니다. "빠르게 받고 싶은 니즈와 예측 가능하게 받고 싶은 니즈, 두 개가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빠르게 받고 싶은 니즈도 그 안에 있지만, 또 어떤 니즈는 예측 가능성인 것 같아요. 이거를 언제까지 도착을 보장받을 거냐... 그 차이가 되게 큰 것 같고, 그걸 아마존이 검증했던 것들이 지금 이커머스 시장에 온 거죠. 물론 빠른 것도 있지만 개런티라고 하는 부분들이 제일 핵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물류 자동화의 미래
최근 야간 배송 노동 이슈에 대해 박 대표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합니다. "관리되어야 하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가 됩니다. 물류 업체 중 하나로서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는 거에 너무 동의합니다. 근데 고객들의 수요가 명확히 있는데 그걸 시장에서 정부 차원에서 규제하는 방식이 옳은가라고 하면... 좀 자연스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는 이어서 자동화의 필연성을 설명합니다. "2028년이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분기점이 되고, 이커머스 물류 시장의 성장세는 계산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어느 시점에 물류 쪽에서 인구 절벽이 발생될지는 예측 가능한 계산 가능한 영역입니다. 거기다가 규제까지 더 나오게 되면 미국 서부처럼 될 겁니다. 기업들이 자동화를 진짜 악착같이 하는 거예요. 정부가 이걸 규제하는 게 오히려 이걸 더 촉발해서 다른 예측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물류 스타트업의 두 번째 교훈: 기술은 서비스 차별화의 핵심이다.
다각화된 사업 모델 구축
품고는 단순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넘어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습니다.
- poomgo (Technology & Innovation): 핵심 풀필먼트 서비스
- poomgo.partners: 프랜차이즈 플랫폼
- poomgo.AIR: 중거리 물류(Middle mile Logistics)
- poomgo.Global: 항공 화물 및 해상 운송
특히 글로벌 진출은 주목할 만합니다. 품고는 한국의 빠른 배송 경쟁력을 일본 시장에 이식했습니다. 큐텐재팬과 협력하여 도착보장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일본 D+4 도착보장을 국내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이러한 다각화 전략은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각 사업부가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국내 플랫폼(네이버, 카페24 등)에서의 경험과 인프라가 글로벌 확장의 토대가 된 것입니다.
물류 스타트업의 세 번째 교훈: 단일 서비스에 안주하지 말고 생태계를 구축하라.
인프라 확장과 전략적 입지 선정
2024년 기준, 품고는 직영과 파트너 센터를 포함해 73,590㎡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운영 중이며, 2025년까지 추가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입지 선정 전략입니다. 품고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다층적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 24시간 운영 센터: 용성 센터, 갈곡 센터, 남양주 센터, 용인 센터
- 18시간 운영 센터: 군포 A/B파트너 센터, 파주 센터, 화성 파트너 센터, 남양주 A파트너 센터, 남양주 B파트너 센터, 안성 파트너 센터
- 21시간 운영 센터: 안성 파트너 센터
이러한 전략적 배치는 수도권 주요 소비지로의 당일 배송을 가능하게 하며, 물량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듭니다.
물류 스타트업의 네 번째 교훈: 인프라는 서비스 약속을 지키는 물리적 기반이다.
글로벌 진출의 미래 비전
품고의 궁극적인 비전은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단계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Phase 1: 셀러 일본 진출 지원 (확장 전략 컨설팅)
- 도착보장 서비스를 통한 한국 셀러의 일본 시장 진입 지원
- 도착보장 적용 시 검색량 상승 확보
- 24시 주문마감 서비스로 배송 리드타임 단축
향후 계획으로는 D+4 서울/경기 센터, D+3 부산센터, D+2 일본센터를 단계적으로 개설하여,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아마존, 동남아시아의 Shopee 등 글로벌 플랫폼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이는 한국의 우수한 풀필먼트 기술력과 빠른 배송 문화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전략입니다. 국가별 물류 인프라와 규제가 다르지만, 품고는 자체 기술과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물류 스타트업의 다섯 번째 교훈: 글로벌 확장은 로컬 경쟁력의 연장선이다.
현장에 적용하기: 물류 스타트업 성공 체크리스트
품고의 사례를 통해 도출한 물류 스타트업 성공 전략을 정리하면
- 가치 재정의: 물류를 비용이 아닌 판매 촉진 도구로 전환하라
- 기술 투자: 자체 기술 개발로 서비스 차별화를 만들어라
- 혁신 서비스: 업계 최초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라
- 다각화: 단일 서비스가 아닌 생태계를 구축하라
- 인프라: 전략적 입지 선정과 운영 시간 최적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라
- 파트너십: 주요 플랫폼과의 협력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라
- 글로벌: 국내 성공을 기반으로 단계적 해외 진출을 추진하라
■ 조직 관리의 핵심
박 대표는 직원 동기부여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동기부여라는 것은 돈만 많이 주거나 동료들만 좋은 게 아니라, 동료들도 적당히 좋고 급여도 충분히 받으면서 성과급도 있고, 미션도 적당히 있어서 일하는 가치도 있고, 또 제일 중요한 게 인정을 자체적으로 해줄 수 있는 프로세스도 운영하고... 이런 것들이 골고루 있을 때 제일 만족을 많이 얻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육각형을 다 골고루 제공하는 게 직원들 만족에 제일 중요합니다."
■ 창업가에게 주는 조언
만약 다시 창업한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솔직하게 답합니다. "저보다 앞서 나간 분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배우고, 특히 물류 업계에 있는 분들을 더 찾아가서 적극적으로 배우고, 또 반대로 작은 업체지만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도 같이 고민했었다면... 제가 경험하지 않았던 상당 부분의 리스크들도 좀 없앨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품고의 10년 여정은 물류 스타트업이 어떻게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81.76%의 연평균 성장률은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는 시각, 끊임없는 기술 혁신, 그리고 고객 가치 중심의 서비스 설계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물류는 더 이상 뒷단의 지원 기능이 아닙니다. 그것은 소비자 경험의 핵심이며, 판매자의 성공을 좌우하는 전략적 무기입니다. 품고가 증명했듯이, 기술과 물류의 융합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플레이어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냅니다.
여러분이 물류 산업에서 혁신을 꿈꾸고 있다면, 품고의 여정에서 배운 교훈들을 자신의 현장에 적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작게 시작하더라도, 명확한 비전과 기술력, 그리고 고객 가치에 대한 집중이 있다면, 여러분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안내] 본 글의 저작권은 비욘드엑스에 있습니다.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본 글의 내용을 무단으로 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 및 방송하는 행위를 금합니다. 자료 문의: ceo@beyondx.ai
© 2025 BEYONDX. All rights reserved. This is part of the STREAMLINE: Beyond Logistics Playbook by BEYONDX se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