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
달력에서 특별할 것이 없는 날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트업이 웹사이트 하나를 공개했다. 이름은 ChatGPT였다. 보도자료도 없었고, 대규모 마케팅도 없었다. 그냥 올려놨다.
5일 만에 100만 명이 몰렸다. 두 달 만에 1억 명이 사용했다. 인터넷 역사상 어떤 서비스도 이렇게 빠르게 사람들에게 퍼진 적이 없었다. 넷플릭스가 100만 가입자를 모으는 데 3년 반이 걸렸다. 인스타그램은 2년 반이 걸렸다. ChatGPT는 5일이었다.
그날 이후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면 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데이터는 그 날짜 이전과 이후가 실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날 이전과 이후
스탠포드 디지털경제연구소의 경제학자 에릭 브린욜프슨과 동료들은 2025년 8월 논문 한 편을 발표했다. 미국 최대 급여 처리 기업 ADP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백만 명의 고용 변화를 추적한 연구였다.
이 연구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통계청이나 정부 기관의 공식 집계가 아니라, 실제 기업이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급여 데이터를 분석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가 아니다. 누군가가 실제로 임금을 받았는지, 받지 못했는지의 기록이다. 경제학자들이 "행정 데이터"라고 부르는 것으로, 당사자들이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축적된 기록이기 때문에 설문조사보다 훨씬 신뢰도가 높다.
결과는 명확했다. ChatGPT가 출시된 2022년 말 이후,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종에서 22~25세 초기 경력 노동자의 고용이 13% 감소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고객 서비스 담당자 같은 직종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우, 연구 기간 내에 신입 채용이 20% 가까이 하락했다.
숫자만 보면 작게 느껴질 수 있다. 13%면 열 명 중 한두 명이다. 그런데 맥락을 보면 달라진다. 같은 기간, AI에 덜 노출된 직종 — 요양보호사, 유지보수 기술자, 택시 운전사 같은 직종 — 에서는 젊은 노동자의 고용이 오히려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늘었다.
두 방향이 동시에 갈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식 노동은 줄고, 몸을 쓰는 일은 버티거나 늘고 있다.